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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은 과연 영원할까?

by 파피플라워 2017. 11. 21.
패스트 패션은 과연 영원할까?

 

패스트패션은 말 그대로 빠르게 쓰고 버리는 패션을 일컫는다. 소위 SPA 브랜드라고 불리는 커다란 매장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을 소화하는 패션은 물론이고 화장품에서 보디용품과 침구용품까지 판매하는 그야말로 전천후, 쇼핑의 처음과 끝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가 패스트패션의 상품에 열광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패션 산업도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자리 잡을 후론 매출이 심각하게 떨어지면서 토종 SPA 브랜드들이 등장했으나 디자인과 상품 구성력에서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패션시장에는 명품과 SPA 두 종류만 존재하는듯했다. 

 

그러다 문득 소비자들은 생각했다. SPA 브랜드 과연 좋은가?


 

 


이것은 나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쇼핑을 좋아하고 패션에 선두주자로 서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사람에게 SPA 브랜드들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쇼핑을 할 수 있고 어떤 스타일이든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게 있으면 다 찾아낼 수 있고 세일은 어찌나 자주 하는지 맘에 들어도 고민되는 옷들은 시즌오프에 가면 80%의 수준으로 겟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황홀한 쇼핑의 순간인가?
하지만 미어터져 가는 옷장들과 한철만 지나면 어김없이 입을 옷이 없는 현실과, 옷은 많은데 쓸만한 옷은 하나도 없고 옷에 눌려 죽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이런 생각도 함께 떠올랐다.

내가 왜 쓰레기를 구입하는 거지?

그렇다. 얼마 가지 않아 이 옷들은 헌 옷 수거함으로 들어가 버릴 것들이다. 내가 낭비벽이 심해서 혹은 유행이 지나버려서 버리는 것이 아니다. 한 번만 입으면 옆선이 돌아가버리는 티셔츠와 박스테이프를 한통 정도 써야 입을 수 있는 모직코트, 니트는 몸이 따가워서 입을 수가 없고 초록색 앙고라 스웨터는 한번 입었더니 속옷이 초록색이 돼버렸다. 속옷에 박힌 앙고라 털을 떼어낸다고 또다시 얼마의 박스테이프를 사용했는지 보지 않고는 못 믿을 정도이다.

이쯤 되니 나는 SPA 제품이 점차 질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패션 뉴스에서도 SPA 브랜드들의 성장률이 급감하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사람들도 나처럼 빠르게 쓰고 빠르게 버리는 패션에 싫증이 나고 '새로운 신뢰의 시대'에 진입한 것일까?

 

패스트패션의 전성시대가 저물기 시작한 것일까?

150여 년 역사의 영국 유명 백화점 존 루이스가 올해 5번째 연차 리테일 보고서를 통해 '패스트패션 시대의 종말(an end to era of fast fashion)'을 선언했다.
이 리테일 보고서는 주요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를 보여주는 보고서이다.
그리고 위의 보고서를 통해 존 루이스는 '패션 고객들이 새로운 신뢰의 시대(new age of authenticity)를 맞고 있으며 '빠르게 쓰고 버리는 패션'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말하며, 이어 '패스트패션 시대는 끝났다( Gone are the days of fast fashion)'고 전했다.


 

 

 

이는 처음에는 저렴한 옷에 열광했지만 몇 번 입고 버리는 옷에 투자하기에는 결국 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또 저렴한 옷은 입을 때도 그다지 만족스러움이 떨이 지고 빨리 망가지기 때문에 점차 활동하기 편리하고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옷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루이스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는데 의류 구입기간이 길어지고 한층 개성이 강조됨에 따라 패션 선택에서 연령은 점차 무시되고 고객의 구분 없이 시간을 초월한 우수 품질의 패션을 디자인하는 '슬로우 패션(Slow fashion)' 콘셉트라는 설명을 했다.

물론 이제서야 패스트패션의 열풍이 불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베트남인데, 한때 선진국을 휩쓸었던 패스트패션의 열기가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베트남에 처음 상륙한 패스트패션기업은 인디텍스의 자라다. 지난해 9월 호치민 시티(옛 사이공)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뒤이어 지난 9월에 H&M이 자라가 오픈한 곳의 인근에 위치한 빈콤센터 쇼핑몰에 첫 스토어를 열었다. 첫 오픈에 4,000여 명의 고객이 몰렸다고 하니 그 열기가 어떤지 상상이 간다.
이러니 자라와 H&M 두 업체 간 라이벌 경쟁도 만만치 않은데 초기에 더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라는 특정 품목을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15~20% 할인해 판매하고 원래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었던 H&M은 보다 트랜디하고 다양한 신상품으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일본의 패스트패션 유니클로는 한발 늦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GAP 그룹의 올드 네이비가 지난 6월 프랜차이즈 형태로 빈콤센터 쇼핑몰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스페인 망고, 영국의 톱숍, 미국의 포에버21 등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렇게 덩치 큰 패스트패션의 선두 기업들이 소득 수준이 낮은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베트남 인구 9,500만 명에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고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들이 패션 지향적이고, 쇼핑에 대한 소비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며 베트남 패션시장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진국에서부터 빠르게 외면당하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포에버 21은 11월부터 자사의 의류제품들을 패스트푸드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멕시칸 패스트푸드점 타코벨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옷을 구입할 수 있다니, 참 절묘한 조화다.

하지만 패스트패션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는 피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임이 분명하다. 패션산업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다음 행보는 어떠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패션 트랜드를 읽어주는 프로스타일러 씬 패션 정보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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