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신도 이장 만숙씨 < 이만숙 아내 정순자 나이 직업 민어 5643~5647회 >
인간극장 만숙씨 복 터졌네
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오지 섬마을 신도에는 16 가구 남짓 사는 작은 섬에 복 터진 사나이 이만숙 씨가 살고 있습니다.
어복, 인복, 처복까지 삼복이 가득한 만숙 씨는 민어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춰 신도의 어신이라고 불립니다. 만숙 씨 곁을 지키는 한 사람은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정순자 씨입니다.
동네 이웃이었던 두 사람을 이어준 일등 공신은 만숙 씨의 누나들입니다.
10년 전 만숙 씨와 함께 고행으로 돌아온 둘째, 셋째 누나와 목포에서 자주 놀러 오는 큰 누나까지 만숙 씨는 누나 부자입니다. 서울로 올라가 매형과 카센터를 운영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가진 것 하나 없이 돌아온 고향에서 톳 양식장을 했지만 화재로 양식장과 배를 전부 잃었습니다.
그때부터 바다로 나와 본격적인 고기잡이를 시작했고,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면 직접 물고기가 다니는 길을 찾아다녔습니다.
조업을 마친 섬마을 이장님 만숙 씨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바다 청소까지 하고,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합니다.
이맘때면 만숙 씨는 저절로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옵니다. 그물을 건졌다 하면 줄줄이 잡혀 올라올 민어 생각에 벌써 신이 납니다. 신도에서 유일하게 고기잡이를 하며 신도의 어신이라 불리는 만숙 씨는 넓은 바다가 전부 자기 수족관이라고 합니다.
언제나 우리 남편이 최고라는 사랑스러운 아내 순자 씨와 세 살 많은 조카이자 사무장인 경수 씨와 매일 셋이서 바다로 조업을 나갑니다. 손발이 척척 맞아 이젠 말없이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한 팀으로 민어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추고 눈대중으로 슬쩍 보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무게를 맞춥니다.
만숙 씨 배의 노랫소리가 들리면 마늘, 양파, 소금 등을 잔뜩 싣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선착장으로 모여듭니다. 만숙 씨가 잡아 온 물고기와 물물교환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하의도 주민들입니다.
넉넉한 인심으로 힘들게 잡은 민어와 병어를 꺼내주고 하의도 주민들도 소금과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을 내어줍니다.
직업은 어부인데 사시사철 제철 채소를 가득 싣고 오는 동생이 언뜻 보면 철없는 만숙 씨지만, 사실은 든든한 장남 같은 동생입니다. 무슨 날이면 직접 앞장서서 전부 챙겨주는 만숙 씨가 누나들도 직접 표현은 안 하지만 만숙 씨에 대한 애정이 가득합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달달한 사랑꾼 만숙 씨와 순자 씨는 신도에서 소문난 원앙 부부입니다.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을 이어준 이들은 다름 아닌 만숙 씨의 누나들입니다. 순자 씨도 만숙 씨도 서로다 두 번째 인연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합니다.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 고3 샛별이가 오는 날 이른 아침 선착장에 마중을 나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신도 집으로 오는 샛별이와 오랜 시간 이웃집 삼촌으로 지내 아직은 조금 어색합니다. 새아빠의 호칭도 여전히 삼촌으로 표현은 서툴러도 속정은 깊은 만숙 씨는 샛별이와 친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용왕님이 주신 선물들을 한 아름 받고 돌아오는 만숙 씨의 배와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새롭게 얻은 행복들, 복 터진 만숙 씨의 뜨거운 여름날을 따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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